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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또는 취준생 기준으로 CFA 레벨 1 통과가 도움이 될까요?" 에 대한 제 답변은...
"글쎄요.. 회사마다 다르겠디만... 대부분은 아니지 않을까요?"
입니다.
이 역시 세 가지 측면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1. 공급자 측면 : CFA 레벨 1을 가진 취준생
2. 수요자 측면 : 회사가 반드시 레벨1을 뽑아야 할까?
3. 취직 트렌드
1. 공급자 측면 : CFA 레벨 1을 가진 취준생
대학생으로 볼 수 있는 CFA 시험은 레벨 1까지 입니다.
(모 신문사에서는 여자 대학생은 CFA 레벨 1도 못 본다 이렇게 썼던데 절대 사실이 아닙니다. 당연히 응시할 수 있습니다)
군대 경력 2년 또는 금융회사 인턴 합산 2년 등 관련 실무 경력을 인정 받는다면 대학생이라도 레벨 2 와 레벨 3를 응시 할 수 있습니다. 주변에서 대학생 시기에 레벨 2까지 합격하고, 학부생으로서 레벨 3 합격까지 노렸으나 아쉽게 떨어지고 이듬해 취직해서 최종 통과 하신 분은 딱 1분 보았습니다.
제 경험을 떠올리면 정도로 볼 수 있습니다.
CFA Lv 1 없는 취준생 : 무수하게 많다
CFA Lv 1 통과 취준생 : 생각보다는 많다
CFA Lv 2 통과 취준생 : 1명
CFA Lv 3 통과 취준생 : 상상속의 동물인데 심지어 뿔이 부러진 유니콘 같은 존재만큼 희귀함
면접장에 들어가면 마치 좌판의 과일처럼 줄지어 앉게 되는데, 그 짧은 시간 본인의 탁월함을 어필해야 합니다. 거기서 생각보다는 많은 CFA 레벨 1 합격자들이 본인의 합격을 어필했을 것이고... 여기에 익숙해진 면접관들은 심드렁해 할껍니다. 즉, 탁월함을 어필함에 있어서 차별화가 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여기서 정말 차별화하려면,
(1) CFA 레벨 2를 통과 했거나
(2) 상경계가 아닌 타 전공 인문계/이공계인데 CFA 1차에 붙었다
라고 하면 면접관이 고개를 들어 당신을 한 번 더 체크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상경계가 CFA 레벨 1을 통과하는 것은 면접관 입장에서는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보일 것입니다. 하지만 인문계/이공계가 CFA 1차를 합격했다는 것은 전공외에 대해 그만큼 더 노력했다는 증거가 되고, 이 부분은 면접관들이 알아 줄 것입니다. 거기다 금융계에는 생각보다 특히 이공계 인력이 많이 필요로 합니다. 기술금융을 정부 정책적으로 밀어주는 상황에서 상경계는 기술에 대해 하나도 모릅니다.
그리고 한가지 팁이 있습니다:
기회가 있다면 "CFA 레벨 1을 통과했습니다." 라고 하기보다는 "CFA 레벨 2를 준비중에 있습니다." 라고 말하셨으면 합니다. 같은 의미지만 프레임(!)이 다릅니다. 혹시라도 면접관이 착오로 더 높게 이해해주시면 천지신명이 당신을 돕고 계신 겁니다.
2. 수요자 측면 : 회사가 반드시 CFA 레벨1을 뽑아야 할까?
CFA는 독립적이며 배타적인 업무영역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로지 넓은 영역에 공부를 해왔고, 포기하지 않고 3년 이상 노력했다는 간접적인 증거만을 제시할 뿐이지요.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반드시 CFA 보유자도 아닌 CFA 레벨1을 뽑을 이유가 없습니다.
일단 회사의 확률을 계산해보죠.
CFA 보유자가 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CFA Level 1 합격자를 채용했다고 가정하겠습니다. 남은 2년내에 CFA를 연속으로 합격할 확률은 얼마일까요?
(1 - 미응시%) * (Level 2 합격률) * (1 - 미응시%) * (Level 3 합격률)
= (1-20%) * (45%) * (1-20%) * (56%)
= 16%
회사 입장에서는 CFA 레벨 1을 10명을 채용해봐도 2년뒤에 CFA 보유자가 되는 사람은 겨우 1.6명 정도 밖에 되지 않을 것입니다. 합격률은 글로벌 평균을 사용했습니다. 한국 합격률은 더 낮을 것이니 저 비율도 낮을 것입니다. 또한 CFA 보유자가 된 후에 이직을 안 한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일반적인 상경계가 CFA 레벨 1을 통과한 취준생에게 크게 기대할 것이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공계 + CFA level 1 통과는 상경계보다는 더 넓은 지식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고, CFA 레벨 2 통과한 사람의 경우, 1년 뒤에 CFA 보유자가 될 확률은
(1 - 미응시%) * (Level 3 합격률)
= (1-20%) * (56%)
= 45%
회사 입장에서는 CFA 레벨 2을 10명을 채용한다면 1년 뒤에 4.5명이 CFA보유자가 될 것입니다.
어자피 CFA 레벨 1 취준생이나 레벨 2 취준생이나 초임은 같습니다. 따라서 회사 입장에서는 더 높은 확률에 배팅하는 것이 합리적으로 보입니다.
다만 어떤 자격증에 우리 회사가 최고로 많이 합격했고 많이 보유하고 있다! 라고 자랑하는 회사 입장에서는 항시 트렌드를 계속 유지해야 할 필요가 있을 겁니다. 안그러면 인사부 교육담당이 혼나거든요. 이런 회사에게 CFA level 1이 이미 통과했다는 것을 어필한다면, 회사 입장에서는 3년 교육시킬 것을 2년 교육만 시켜도 되고, 회사의 자격증 퀄리티 유지에 도움이 되겠다는 시그널을 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3. 취직 트렌드
예전에 어느 은행장님이 자랑하셔서 은행권 다 같이 CFP 취득 붐이 있어 났다는 풍문(...)을 다룬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 어떤 자격증이 붐이거나 특별이 우대 받는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은 없습니다. 거기다 블라인드 채용 및 자격증 미기재 트렌드도 있습니다. 또한 CFA 레벨 1 통과의 경우, 회사에 따라 '자격증 부분 합격은 인정하지 않는다.'라는 조항에 걸려 아예 기재를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다만... 최근에 채용 비리로 인해 인사부가 검찰에 끌려가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물론 채용 비리에 대해서도 강도 높은 조사가 있었지만, 채용 절차 자체에 대해서도 검찰이 많은 질문을 한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후 인사부는 채용 시에 아주 객관적으로 채용 점수를 체계화하고 서류 증거 등을 철저히 준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채용 과정에서 모든 것을 점수화할 수는 없을 것 입니다. 따라서 자격증 및 서류에 대한 가점 등은 충분히 향후 문제가 생기더라도, 서류가 있어서 충분히 증거로 제시할 수 있으니, 여전히 유용한 채용 평가 도구가 될 것입니다.
결론:
"학생 또는 취준생 기준으로 CFA 레벨 1 통과가 도움이 될까요? 지금이라도 공부할 까요?"
에 대한 제 생각은 "따면 좋고 안 따도 별일 없을 것" 입니다.
많이 오래 되었지만... 제가 취직에 있어서 가장 유용한 것은
- 나는 회사와 지원하는 업무에 최적인 인물이다 라는 어필
-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탁월한 점이 있다는 대한 어필
- 나는 면접관들이 충분히 관심을 가질만한 인물이다 라는 어필
이었습니다.
그리고 가장 효율이 나빴던 것들은
- 남들과 똑같은 이야기 / 다른 사람이 이미 했던 어필
- 근거가 없어서 면접관이 쉽게 간파 될 수 있는 이야기
- 좋은 어필이라도 자신감이 부족해서 면접관의 주의를 끌지 못한 경우
이었습니다.
CFA 레벨 1이 쉽다 하더라도 최소 4-6개월의 공부가 필요한 시험입니다. 만약 취직을 바로 앞두고 있다면, 취직준비만으로도 매우 바쁘고 정신이 없을 것입니다. 저라면 차라리 4-6개월 동안 면접관에게 본인의 탁월함을 어필한 이야기를 만들고 경험해나가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하지만 아직 취직까지는 좀 더 시간이 있고, 나중에 CFA 보유자가 되고 싶으시다면... "따면 좋고 안 따도 별일 없는" CFA 레벨 1 취득을 권장합니다! 취직에 도움이 된다기보다는... 나중에 직장에서 공부하는건 대단히 힘듭니다. 3년 직장생활과 함께 공부하느니, 1년은 미리 학생 때 맘편히 해버리고, 직장에서 2년 공부하는게 훨씬 좋으실 겁니다.
취준생이시라면 지원 일정 확인, 회사 리서치, 원서작성 등... 취직준비로 많이 바쁘실 겁니다. 이 글이 여러분에게 도움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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