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A / 레벨 3 에세이를 필기체로 써도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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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A 레벨 3 오전 시험에 에세이를 필기체 (Cursive Handwriting)로 쓰시는 분들은 보통 다음과 같은 이유로 쓰시는 것 같았습니다.

1. 본인의 평소 영문 필체가 필기체인데 이를 의식하지 못하고 자연스럽게 쓴 경우
2. 문법/스펠링에 자신이 없어 이를 숨기려고 할 때
3. 본인의 영문 필체가 악필이어서... 원치 않게 필기체처럼 보일 때 

해외 CFA 커뮤니티에도
내가 에세이를 필기체로 쓰려고 하는데 괜찮을까요?
내가 정말 악필인데... 괜찮을까요?를 많이 물어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CFA 협회에서도 정자체/필기체 사용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은 없습니다.

그럼 정말 괜찮을까요?

저는 세 가지 이유로 에세이를 필기체로 쓰는 것을 권장하지 않습니다.

1. 필기체를 인식하는 분위기가 바뀌었다

심슨 S08E02 "You Only Move Twice"는 1996년 11월 3월에 방영되었습니다. 호머 심슨의 이직으로 엘리트 초등학교로 전학을 간 바트는 필기체를 읽을 줄 몰랐고, 구구단은 들어 본 적이 있다고(...) 하자열등반을 안내받았습니다.

그 후 6년 뒤, 심슨 S24E03 "Adventures in Baby-Getting"가 2012년 11월 4월에 방영되었습니다. 

바트 일당은 방과 후 리사가 뭐 하는지 몰래 따라갔고, 리사는 필기체를 배우고 있었습니다. 스쿨버스 운전기사 오토 (인터넷 유명 짤방 "무슨 마약 하시길래 이런 생각을 했어요?"의 주인공) 가 스키너 교장에게 학교는 저런 재밌는 꼬부랑글씨를 안 가르치냐고 물어보자, 스키너 교장이 "학교는 필기체를 안 가르치네. 구식이고, 예산도 없고, 모든 선생님들이 대문자 Q를 필기체로 어떻게 쓰는지 잊어버렸거든"

The Simpsons는 현대기 최고의 미국 애니메이션 시트콤입니다. 풍자와 패러디를 주로 하는 심슨 시리즈는 당연히 과장은 있겠지만 어느 정도 미국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1996년만 해도 엘리트 초등학교에서는 필기체를 가르치는 반면, 2012년에는 오직 소수의 용감한 학생들만이 원해서 배우는 것이 되어 버렸습니다. 그리고 이 포스트를 쓰는 지금은 여기서 또다시 6년이 더 흐른 2018년입니다. 과연 필기체를 충분히 읽을 수 있는 분은 얼마나 남았을까요?



2. SAT 에세이에서도 정자체를 권장합니다.
SAT 에세이에서는 정자체(print)와 필기체(cursive) 모두를 허용하며 깔끔한 글씨라고 해서 가산점을 주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만 (1) 읽을 수 없으면 감점이고 (2) 채점자들은 읽기 쉬운 글씨를 더 선호한다는 점을 공지하고 있습니다. 사실상 정자체를 쓰라는 것이나 다름이 없습니다. 그리고 미국의 모든 시험의 기준이 SAT 시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아마도 CFA에서도 같은 원칙이 적용될 것입니다.



3. CFA 에세이 채점자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정자체가 답입니다.
한 CFA 커뮤니티의 채점자의 경험에 따르면 (1) 도저히 읽을 수 없는 글자와 (2) 지나치게 내용이 요약되어 이해할 수 없는 짧은 문장은 감점의 대상이 된다고 합니다. 채점자는 정답이 있는지 한번 보고, 특정 단어와 문장이 있는지를 추가로 본 다음에 점수를 결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채점할 시험지는 엄청나게 많기 때문에... 채점관이 한 번 읽고, 못 알아보는 경우 혹시 몰라서 다른 채점관까지 두 번 읽어 보는 경우는 있어도, 세 번 이상을 절대 읽는 경우는 없다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레벨 3 처음 응시할 때 필기체로 쓰고 (제가 국문 & 영문 악필이고 심지어 평소 영문 필체가 필기체입니다.) 오전 시험에서 아주 낮은 점수가 나온 바 있습니다. 이처럼 필기체라는 굳이 불리한 선택은 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레벨 3 에세이를 필기체로 써도 되나요?의 3줄 요약입니다.
1. 본인의 평소 영문 필체가 필기체이시면, 의식하시면서 정자체로 쓰시기 바랍니다. 

2. 일반적인 문법/스펠링은 크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3. 답지가 넓으니 악필이신 경우 알아보실 수 있게, 크고 깔끔히 써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