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A / CFA vs. CFP : 연봉, 비용, 응시자 비교
제 기억이 맞다면 CFP (CERTIFIED FINANCIAL PLANNER) 취득은 2007년부터 2012년 사이에 금융권... 그 중에서도 은행권에서 크게 유행했었습니다.
당시 NH농협은 Wealth Management 사업 성장에 많은 투자를 하였고, 많은 인력들을 AFPK 및 CFP 취득을 권장하였습니다. 이 부분에서 성과가 있었는지 2007년에 금융권에서 AFPK와 CFP 최대 합격자 수를 기록하였으며, 2010년에도 CFP 최대 합격자 수를 기록 하였습니다.
풍문에 따르면... NH농협 은행장님께서는 이렇게 잘 나가시는 것을 각 은행장님들이 모인 모임자리에 크게 자랑을 하셨고(...), 그 자리에 계셨던 은행장님들은 분개하셨는지 직원들에게 AFPK 및 CFP 취득 비율을 높일 것을 명하셨고(...), 유명 강사진을 초빙해 토요 강의를 준비했고(...), 인사부는 단기간에 비율을 올릴 수 있게 AFPK / CFP 자격이 있는 신입을 우대 하였습니다(...)
아무튼 덕분에 당시 금융 3종 자격증과 더불어 AFPK와 CFP는 금융권 취업을 원하는 구직자들에게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지금도 꽤 명성 높은 자격증이기는 하나... 최근 들려오는 뉴스들에 대해서는 독자 여러분께서 한번 쯤 검토 해보실 부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번에는 제 개인적인 경험을 더 공유해서 디테일까지 말씀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CFA 합격 후 CFP 시험을 보았거든요! 결론부터 말씀 드리면 공부가 부족해서 떨어졌습니다. 하지만 재응시할 생각은 없었습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아래에서 설명 드리도록 하지요.
CFA vs CFP 비교를 역시 아래 3가지 측면에서 검토 하고자 합니다
1. 연봉
2. 수험비용 및 수험 기간
3. 자격증 인기
Round 1. 평균 연봉
한국에서 각 연봉별 자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다만 미국 HR 지원 서비스인 Paysacle에서는 자세한 비교가 가능하죠. 대략 아래 연봉에 약 80%-85% 수준이 한국의 금융업 연봉과 비슷한 것으로 보입니다.
CFA와 CFP로 각기 비교하였습니다.
Unit: USD |
CFA 평균 |
CFP 평균 |
연봉 |
$83,721 |
$66,926 |
보너스 |
$9,952 |
$7,018 |
이익분배 |
$2,000 |
$4,848 |
커미션 |
N/A |
$24,345 |
총 합계 소득 |
$95,684 |
$103,137 |
MBA와의 비교 이후로 처음으로 CFA보다 더 높은 평균 총 합계 소득을 기록한 자격증은 CFP 입니다. 하지만 좀 더 자세히 들여다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우선 "커미션 " 이라는 부분이 대단히 액수가 많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미국의 재무설계사(Financial Planner)와 한국의 재무설계사의 산업구조 차이를 이해하여야 합니다.
한국의 재무설계사는 주로 회사에 소속되어 고객에게 투자상품을 판매하여 수수료를 받습니다. 한국 WM 부문 은행/증권에서 PB의 역할입니다.
미국의 재무설계사는 고객의 소득/비용/부채/향후 목표를 상담 후, 해당 내용을 단기-장기 계획으로 계산하며, 월간 목표 저축 금액/ 투자 금액/ 분산투자 부문을 정하여 문서화해주고 상담료를 받습니다.
그런데 잠깐 생각해볼 사항이 있습니다. 투자상품의 판매수수료를 받는 한국의 재무설계사와 자산관리의 상담료를 받는 미국의 재무설계사 중에서 어느 쪽이 더 Financial Planner 에 본분에 가까울까요?
고객에게 과도한 투자를 제안하지 않을 수 있는 공정한 입장은 어느 쪽일까요?
...물론 한국의 재무설계사가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문제는 전문화된 재무관리 "상담"이라는 서비스 재화에 대해 (1) 제 값을 지불할 생각조차 안해본 우리들과 (2) 고객에 입장에서 특화된 순수하게 '상담' 이라는 고유의 서비스를 제안하지 않았던 금융회사들 (3) 그리고 전문화된 상담 인력을 단순히 광고의 수단으로만 사용한 경영진들의 합작품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경우에도, 독립적으로 프리랜서로 일하시는 재무설계사 분들만 독립적인 상담료를 책정하지만... 회사에 속한 Financial Planner들은 대부분 투자상품 판매실적으로 성과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상담자(자산 분배라는 큰 그림을 그린다)와 전문판매자(세부 상품 e.g. 베트남 펀드를 판매한다)를 분리하는 등, 상담 및 고객관리라는 영역과 투자상품의 판매 영역이 나눠져 있습니다
따라서 재무 상담이라는 서비스라는 독립적인 WM 산업에 인식이 바뀌어야 할 부분으로 생각합니다. 유용한 서비스에 당연히 정당한 가격을 치뤄야 하겠죠. 그래야 재무설계사도 독립적으로 고객을 위해 일할 수 있고, 고객 역시 재무설계사를 믿을 수 있으니까요.
아무튼 저 커미션이라는 부분은 고객과의 재무 상담을 통해 수수료 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서는 한국은 거의 '0' 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CFP가 총 소득 측면에서는 CFA를 앞서나, '상담료'에 해당 할만한 커미션을 한국상황에 맞춰 제외한다면 CFA가 더 앞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Round 2. 평균 수험 비용
한국에서 CFA의 경우, 약 500만원에서 1000만원 정도가 들어갑니다. 여기에는 강의료 시험료가 포함됩니다. 수험 최단 기간은 3년이며, 실제로는 4-5년이 평균으로 보고 있습니다.
반면에 AFPK를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하에 CFP는 응시료와 학원비를 합하여 대략 70-80만원 수준이고 총 비용은 100만원 아래 입니다. 시험이 상반기 / 하반기가 있음으로 수험 최단 기간은 6개월로 추정하고, 보통 1년 내외에는 합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아무래도 AICPA와 달리 양 시험 모두 한국 협회가 있는데다, CFP는 한국 독자적인 시험 권한이 있기에 CFA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수험 비용이 적게 듭니다.
따라서 CFP는 CFA보다 평균 수험 비용 및 기간은 훨씬 적게 들 것입니다.
Round 3. 자격증 인기
CFA는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2018년 6월 시험에 응시자가 20% 증가했음을 발표 했습니다. 특히 아시아 (APAC) 국가의 CFA 응시자 증가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아마 한국의 경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반면에 CFP는 응시자가 감소하고 있다는 기사가 2018년 8월 17일 한국스포츠경제 양인정 기자의 분석으로 확인 되었습니다. http://www.sporbiz.co.kr/news/articleView.html?idxno=262079
응시자 수만으로는 그 시험의 퀄리티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공무원 9급 시험과 7급 시험을 아무도 응시자와 경쟁률만으로 평가하지 않듯이요. 하지만 전체 국가 인구가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금융산업의 인력 또한 증가한 상황에서 해당 금융 자격증의 인기가 감소했다는 것은 치명적인 부분입니다.
물론 CFA 협회에서도 CFA charterholder에게 해 준 것은 별로 없습니다. 가끔 연말에 호텔에 밥 준다고 모이라고 하고, 여의도에서 점심 강연있다고 모일 사람은 모여봐라 하는 정도 입니다. CFP 처럼 별도의 보수 교육 같은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CFA라는 인장의 퀄리티는 꾸준히 관리되고 있고, 저번에 비트코인과 머신러닝과 같이 새로운 금융 분야를 시험에 넣었다고 굳이 블룸버그와 인터뷰를 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덕분에 기존 CFA 보유자들도 왠지 가상화폐/머신러닝/빅데이터에 대해 뭔가 알고 있는 듯한 느낌을 들게 해주었지요) 그리고 꾸준히 CFA와 MBA를 비교하여 CFA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점을 전파했다는 점도 칭찬할만 합니다.
마지막으로 이건 제가 직접 확인을 미처 못해서 사실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1963년 CFA 협회 (CFA)가 회원을 받기 시작한 때에는 시험에 개인 고객의 재무상담 부분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1985년 FPSB 협회 (CFP)가 설립되고 개인 고객 재무상담에 특화된 자격증이 인기를 끌자, CFA 협회가 "우리도 개인 재무 상담 할 수 있습니다" 라는 의미로 레벨 3 시험에 추가한 것이 IPS 파트이다... 라는 말을 수험 기간 중 강사님으로 부터 들었습니다. 레벨 3 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부분이 개인 IPS 이기는 하나, Level 1과 2에서 공부해왔던 것과는 완전히 방향성이 다르다는 점을 고려할 때 상당히 설득력이 있었습니다.
이처럼 CFA 협회는 시대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행동을 취했기 때문에 더 많은 응시자의 선택을 받아 왔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사견입니다만... 만약 한국 FPSB 협회과 미국처럼 한국의 개인 재무 설계 역시 별도의 "수수료를 받을 만한 서비스"임을 강조하고 홍보하는데 협회 회비를 쓰고, 개인의 재무설계는 투자상품 판매를 위한 부수적인 활동이 아님을 CFP 보유자를 대신하여 금융회사에게 말해주었다면... CFP 보유자는 더 좋은 대우와 추가 커미션이라는 부수 수입을 올릴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면 응시자 수는 자연스럽게 늘어날 것입니다.
그리고 추가적인 사견입니다만... 앞으로 농협과 CFP 자격증의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前NH농협금융지주 회장님께서 2018년 9월 6일 부로 한국FPSB 신임 회장님이 되셨습니다.
3줄 요약을 하겠습니다.
1. 수익 : 미국의 경우 CFP의 수익이 CFA보다 많다. (단, 재무상담 커미션이 별도 수익으로 존재해야 크다.)
2. 비용/기간 : CFP가 CFA보다 비용 및 기간면에서 더 적게 든다.
3. 자격증 인기 : 2018년 현재 CFA의 응시자 수는 증가하였고 CFP는 감소하는 것으로 추정된다.